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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콘텐츠 상자/독립출판 리뷰

[독립출판] 그래서 독립출판과 독립서점이 뭔데요.

by 딥박스 2020. 3. 9.

문득 독립출판과 독립서점에 의해 돈을 벌고 있는데

나는 이 문화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좋아서 만든 책을 들고 입점하고, 판매하기 바쁘다는 핑계로

깊게는커녕 얕게도 고민해본 적도 거의 없습니다.

반성의 의미로 짧게나마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독립출판과 독립서점은 하나의 문화입니다.

문화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매우 어렵지만

독립출판과 독립서점의 정의는 보는 사람에 따라 정의가 달라지기 때문에

더 복잡하고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독립출판은 어떤 문화입니까? 

제 생각에는 '취향의 문화'입니다.

개인의 취향대로 만든 책과 취향대로 꾸민 서점,

그리고 독자는 취향대로 서점과 책을 고릅니다.

쉽게 말하면 책이라는 핑계로 자기들 마음대로 만들어 낸 하나의 문화입니다.

 

그래서 기성 출판 시스템의 결과물보다 비교적

내용과 형식이 자유롭고 다양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독립출판물 딥박의 말대꾸 에세이 '글쎄 (Strong Words)'

 

너무 단순한가요?

누군가는 자본에서 독립된 문화이기에 독립출판과 서점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 정의는 어떤 서점에는 맞고, 어떤 서점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대기업의 자본이 유입되지 않는다고 해서 자본에서 독립된 형태라 말하기엔

독립출판 창작자도 독립서점 사장님들도, 그리고 이 문화에 주주로서

자신의 지갑을 열어주는 독자들까지 모두 자본을 매개로 서로의 안부를 묻습니다.

 

이 문화를 사랑해주는 독자가 없다면 서점과 창작자는 허공에 삽질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문화에서 벗어나, 첫 번째 직업과 아니면 제3의 직업으로 가야겠지요.

창작가가 없어도, 서점이 없어도 모두 이 문화에는 치명적인 상처가 됩니다.

이 문화가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각자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서로의 자본이 필요합니다.

(창작자도 자기의 시간과 돈을 갈아 넣어 책을 만드니까요)

 

그래서 더 이상은 자본에서 독립된 문화라는 프레임은 씌우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문화로도 자생할 수 있다는 걸 서로가 증명할 때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돈으로만 구분하고 정의 내리기에는 이 곳은 참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한 사람들과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서로가 정의되지 않길 바라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 만든 놀이터'입니다.

 

각자의 취향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니

때로는 독립적으로 흩어지고, 때로는 하나의 공동체로 운명을 함께합니다.

이 안에서 정의되지 않는 자유로움을 사랑하는 사람들만 있습니다.

 

그래서 그 누구도 속 시원하게 정의하지 못하고,

정의를 내려도 그 하나로는 설명이 다 안 되는 문화입니다.

 

 

어쩌면

'독자들의 립소문을 타고 생겨난 문화'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정말 최종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정의 내리면 우스워지고 더 어려워지는 문화, 그게 독립출판입니다.

 

지금 당장 당신이 독립서점과 독립출판물을 직접 접했을 때

느끼는 기분과 감정, 그리고 소감. 그게 가장 정확한 답인 것 같아요.

 

부디 제가 사랑하는 공간과 문화가 당신에게도 나쁘지 않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