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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상자

[글쓰기 팁] 5분만에 혹하는 글쓰기, '자르고 분해하기'

by 딥박스 2020. 3. 13.

안녕하세요. 글 쓰는 사람 딥박입니다.

카피라이터 고작 2년밖에 안 했지만, 나름 짧은 글쓰는데는 자신 있는 편입니다.

재밌게 쓰거나, 강하게 쓰거나, 창의적으로 쓰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기 때문인데요.

 

글에서 정확한 정보 전달은 기본이지만, 그건 여러분도 다 잘 아시기 때문에

저는 좀 더 현실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스킬과 글의 맛을 살릴 수 있는 팁을 드리려 합니다.

 

글을 깔끔하게 쓰는 것은 어렵지만, 지나치게 깔끔하기만 한 글은 재미가 반감되기도 합니다.

너무 뻔해서 기대감이 없는 글이 됩니다.

모범생보다 모범생인데 유머러스한 사람이 호감인 이유와 같습니다.

 

저도 여러분도, 모두 자신의 글이 매력적이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드릴 방법 기억하신다면 언젠가 정말 매력적인 한 줄과 강한 메시지 한 줄을

던져야 하는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러분의 글쓰는 시간을 줄여줄지도 모르는 방법이니 가볍게 살펴봐주세요.

 

매력적인 글을 쓰는 사람은 절대 어렵게 쓰지 않습니다.

 

 

독자를 유혹하는 글쓰기 방법 

 

"글을 자르고 분해해라"

 

기본적으로 문장의 길이가 길수록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쓸데없는 단어와 미사여구가 많이 들어가진 않았는지 잘 확인해야 합니다. 

이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제가 설명할 부분을 위한 기초 작업이기 때문에 꼭 기억하세요.

긴 글은 자르고 잘라서 더 이상 지우면 정보 전달이 힘들 정도로 만드시는 게 좋습니다.

 

그다음 꼭 필요한 그 단어를 한번 더 잘라보고, 나누고, 붙여보며 

단어를 가지고 노시면 됩니다.

 

예시1

 

예를 들면 '이기주의자'라는 단어가 있을 경우

두 조각으로 나누면 '이기주 의자, 이기주의 자, 이기 주의자' 정도로 나뉩니다.

*이렇게 나누어 생긴 '이기주'는 여러분 잘 아시는 베스트셀러 에세이 '언어의 온도' 저자 이름이 나옵니다.

글을 나누고 살펴보면서 재밌고 창의적인 원석이 있는 찾아보는 겁니다.

 

두 조각으로 나누고 저는 단어 글자의 순서를 바꿔보았는데요.

'이기 주의자' -> '이기자 주의'라는 글을 찾아냈습니다.

발음의 유사성도 활용하면 좋지만, 이렇게 단어 그대로 있는 글자의 순서를 바꾸기만 해도

단어의 유사성을 가져가면서도 전혀 다른 의미의 단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에 영감을 얻 저는 글 하나를 썼습니다.

 

'이기주의자'라서 싫은 게 아냐.

'이기자주의'라서 열 받은 거야.

 

사람은 모두 이기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이기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싫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기심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누군가를 짓밟고 남 위에만 있으려고 할 때,

즉 선을 넘으면 안 된다는 내용을 단순하면서 직관적으로 표현해봤습니다.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메시지를 어떻게 포장하면 독자의 마음에 더 잘 배송이 될까 

고민하는 것이 매력적인 글쓰기의 시작이고 끝이고 본질이라 생각합니다.

 

 

예시2

 

브랜딩 카피라이터 시절, 대표가 저를 호출했습니다.

 

"야, 지금 클라이언트 국밥집에 김치찌개 새로 개시했다는, 카피 좀 빨리 써봐.

인쇄소 맡겨서 오늘 출력하려면 시간 없어. 20분 내로 빨리빨리!"

 

"20분이요? 아니 뭔 일이 그래요. 김치찌개 특징 같은 건 없어요?"

 

"아, 김치찌개 그냥 맛있다고, 그런 거 대충 써줘. 빨리"

 

일 같지도 않은 일이었지만, 월급쟁이가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인상 풀풀 쓰고 자리로 갔습니다.

20분이란 시간에 단 한 줄의 카피를 뽑는 일은 

때론 매우 쉽고, 때론 매우 어렵습니다. 자칫 블랙홀에 빠지면 며칠을 써도

마음에 드는 카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20분이란 시간에 매우 초조해졌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시간이 워낙 촉박하다 보니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김치찌개 맛있다'는 가장 원초적인 카피를 자르고 분해해 봤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카피가 나왔고, 대표가 일을 던졌듯이 저도 대표에게

5분 만에 카피를 던졌습니다.

결과는 대표의 대만족과 클라이언트의 박장대소, 손님들의 피식으로 끝이 났습니다.

 

어떻게 썼냐구요?

 

 

김치찌

개맛있다.

 

저는 문장을 자르고, 분해하고, 붙였을 뿐입니다.

저는 이 추억을 '엔터의 미학'이라 부릅니다.

 

자세한 에피소드는 이 책 안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오늘 제가 알려드린 방법은 매 순간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팁은 아니지만

실험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 정말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에

글을 쓸 때 빠르게 머릿속으로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딱히 재미가 없거나, 활용하기에 무리가 있다면 바로 머릿속에서 흘려보내면 되기 때문에

일종의 습관처럼 단어를 분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글을 붙이고, 더하고, 결합시키는 방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