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콘텐츠 상자/1인 출판사

출판사에서 연락오게 하는 방법, 1편 <독립출판>

by 딥박스 2020. 6. 26.

안녕하세요. 딥박입니다.

글을 쓰는 모든 사람의 로망은 아마 베스트셀러일 것입니다.

내 글을 읽어주길 바라고, 찾아주고, 사랑해 주길 바라죠.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저 또한 3년 동안 글을 쓰면서 

가장 답답할 때가 책을 만들었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제가 책을 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겁니다. 여러분처럼요 ㅋ

 

 

알고도 안 산다면, 제 글과 책이 그 사람의 취향에 어긋나고

다소 부족한 실력 때문이구나 하며 인정하고 받아들일 텐데

제 책의 존재를 모르니

쉽사리 꿈을 포기한다거나, 미련없이 절필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평생을 기약없이 글을 쓰거나, 투잡 인생으로 사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 역시 딱 3권의 책을 내고 안 되면 접자라는 마음으로 책을 만드는데

그래서 그런가.... 한 권을 만들 때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아마도 3권을 만들고 포기하게 될까봐 겁나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일단 책을 내라

글쎄_독립출판 버젼

 

저의 두 번째 에세이 '글쎄 (Strong Words)'는

독립출판을 통해 현재 900권 정도 판매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2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5개월에 900권 정도라면

독립출판에서 그리 나쁜 성과는 아닙니다.

 

첫 에세이 시발점이 6개월 만에 1,500권이 판매되었던 속도에 비하면

판매량이 다소 저조한 것도 사실이지만

 

글쎄의 가격이 13,800원으로 다소 높다는 점과

독립출판 시장이 정점을 찍었던 3년 전보다 침체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나름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글쓰는 사람들의 두번 째 로망 '전업 작가'로서의 삶을 살기에는

매우 빠듯한 수익입니다.

 

1인 출판사를 운영해 본 결과 개인의 역량에 다다를 때는

글을 쓰거나, 책을 만드는데 있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 아니 오로지 마케팅, 이 놈의 마케팅이 문제입니다.

 

마케팅 업체에 맡기는 것 말고는 따로 할 게 없습니다.

소소한 이벤트나 서평단 모집 등의 방식들이 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할 뿐더러, SNS 등의 다이렉트 소통 외에

비용이 지출되는 마케팅 홍보하기를 하더라도

기대값이 높지 않습니다.

 

인스타 홍보하기를 하면

좋아요 갯수만 높아지고 실질적인 책의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내가 내지 않고, 남이 내주면 된다는 겁니다.

 

지켜본 바 남이 내주는 방법은 딱 세 가지 경로 입니다.

1. 독립출판을 통해 출간하고, 그 책을 출판사 에디터가 보는 경우

2. SNS 팔로우가 너무 많아서 그 글들을 긁어모아 책을 내자고 연락오는 경우

3. 원고 투고 

 

2번과 3번은 그닥 추천하지 않습니다.

2번은 그래본 적이 없어서이고 

3번은 '원고 투고는 마음 쓰리고' 입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세요. 어떤 글을 책으로 읽는 것과 워드 파일로 읽는 것

          어떤 게 더 몰입이 되고, 재밌을 것 같나요.

          무엇보다 출판 시장이 워낙 안 좋다보니 투고된 원고를 열어보는지도 의문입니다.

          기획 출판의 특성상 본인들의 시장조사와 어느 정도 일정 판매량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인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괜히 원고 닳게 하지 마시고, 쟁여 놓으세요.

 

 

제가 추천하는 방식은 독립출판으로 책을 출간하는 겁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어떤 이야기를 써도 됩니다.

대신 조건이 붙습니다. '가장 나다운 이야기' 입니다.

 

1. 구려도 나다운 책을 내라 

 

여기서 좋은 책이란 상품성을 말합니다.

다행히 디자인, 레이아웃, 판매량 등의 작가 영역을 넘어선 매우 까다로운 기준은 아닙니다.

책 제목과 작가명, 인덱스 구성, 본문 등 

누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명확하고, 누가는 얼마나 신선한지, 어떤 이야기는 얼마나 흥미로운지가

중요합니다.

 

대부분 기성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나는 신선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제 생각엔 경력과 나이를 떠나서 

얼마나 자신만의 스타일(관점, 문체, 책의 구성)이 명확한가의 문제 같습니다.

 

이를 보여주는 책을 독립출판으로 출간하게 되면 출판사에서 꽤 높은 확률로 보긴 봅니다.

많이 안 팔리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출판사에서는 신선하고 재밌고 가능성이 있는 책을 살펴보지 

독립출판에서 유명한 책, 그 자체를 찾는 건 아닙니다.

(물론 독립출판에서 핫한 책을 더 유심히 보긴 하겠죠.)

 

독립출판의 전설로 불리는 책들이 실제 대형서점에 입고되고 나서는

힘을 못쓰는 사례가 꽤나 많습니다.

출판사들도 이런 사례들을 알기 때문에 독립출판에서의 판매량보다는

어떤 책,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디자인을 구려도, 싼 종이를 써도, 폰트가 구려도,

책의 목차와 글에 온 힘을 다하세요. 그리고 일단 책을 내세요.

 

믿으셔도 됩니다.

제가 독립출판 2권 내고, 모두 출판사 계약을 해봤으니까요.

 

 

 

2. 나다운 책이 뭔데?

 

가장 나다운 책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분들이 참 많죠.

그 고민을 하기 때문에 책을 쓰는 사람에게 '작가'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겁니다.

고민하면 할수록 정말 더 작가스러워 집니다.

 

이 이름의 무게를 생각하지 않고

이별의 아픔, 그리운 마음만을 미문에 담아 쏟아내는 사람들을

저는 작가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 글에 작가 이름을 지우면

서로 자기가 썼나 헷갈릴 정도의 글이 담긴 책이라면

작가와 독자 서로에게 무의미한 시간이 됩니다.

 

만약 달을 주제로 글을 쓴다하면 다음과 같은 방식이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

내가 바라보는 저 달은 다른 사람의 달과는 달라.

왜냐하면~

 

-> 왜냐하면 뒤에 붙는 글이 가장 당신다운 생각입니다.

 

*

45억 1천만 년 살아본 저 달도 한달마다 요요 오는데

100년도 못 살아본 내가 다이어트 실패하는 건 당연해.

 

책에 들어갈 일러스트

 

-> 제가 쓴 글인데 달이 살찌고, 빠지고 하는 과정이 꼭 요요 현상과 같아서 쓴 글입니다.

 

 

 

 

가장 나답다는 말의 유사 표현은 '남들과 다른'입니다.

다르기 위한 다름은 작위적이고 매력적이지 않으니

천천히 자신의 매력을 찾아보려 노력하세요.

그럼 반드시 남들과 다른 매력이 무엇인지 딱 알게 될 겁니다.

우린 원래 다 다르거든요.

 

 

3. 다른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쓰나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확인하고 비슷한 주제를 고르는 건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는 방법을 고르는 것과 같습니다.

 

같은 주제를 썼을 때 당신은 그 작가만큼 유명하지 않고, 

그 책만큼 마케팅 지원 받을 가능성이 적을 테니까요.

작가에게 아류라는 수식이 붙으면 한계가 명확해 집니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저도 혹여 아류라는 소리를 듣게 될까봐 정말 더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독립출판의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는 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 이런 이야기까지 책이 될 수 있는 거야?'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는구나'

'뻔한 얘기도 정말 재밌게 쓰는 구나'

'이 책 궁금하다'

 

정말 다양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청소일 하는 사람, 여군, 여경의 이야기부터

백수 쓰레기의 일기까지 있습니다.

('30대 백수 쓰레기의 일기' 책 제목의 인용입니다.)

 

걱정이 많은 사람과 화가 많은 사람,

회사 때려친 사람, 할머니를 사랑하는 사람, 옷을 잡 입는 방법 등

결국 독립출판은 누가 더 자유로운가를 얘기하는 것 같아요.

 

우선 기존 책에 대한 관념이나 틀을 독립출판을 통해 깨보시고

책을 기획해 보세요.

 

가장 나다운 책. 이왕이면 가장 나다우면서 잘 팔릴 책에 대한 고민을 해보세요.

그렇게 나라면 꼭 읽어볼 책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생각보다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시간이 없어서 본문 글의 교정을 하지 못했습니다.

글이 엉망이라도 정보와 메시지만 잘 골라봐 주세요~!

이번 시리즈는 꼭 완성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