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정성들여 만든 책이라도 내 책을 팔아줄 곳이 없다면
그냥 종이뭉치에 불과합니다. 책은 사람에게 읽혀질 때 가치가 생기기 때문에
책을 출간했다면 내 책을 판매해 줄 서점과 계약하는 일은 책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당신에게 마케팅력이 없다면, 되도록 많은 사람들 눈에 띌 수 있도록 많은 독립서점에 입점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전국 독립서점 리스트를 쉽고 빠르게 얻는 방법과
입점한 우선 순위를 정하는 방법, 입점 확률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1. 독립서점 아는 만큼 입고한다
대형서점은 본사와의 계약 이후 매일 오더를 받고 배본사를 통해 서점의 물류창고로 입고하게 되며,
여기서 각 지점으로 책을 입고하는 중앙관리 방식입니다.
독립서점은 배본사 없이 작가가 직접 각 서점마다 개별적으로 연락하고 자체 계약서를 따로 작성한 뒤
개별 오더를 받는 다이렉트 방식으로 유통합니다.
이말인즉슨 독립서점을 많이 알수록 입고문의 메일도 많이 넣을 수 있고,
많이 입점한 만큼 당연히 내 책을 판매해 줄 서점이 늘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직접 발품을 팔며 독립서점을 찾아가는 방식도 있지만
전국에 독립서점이라 불리우는 동네서점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집에서 인터넷으로 쉽게 전국 동네서점의 위치와 이메일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어 소개합니다.
아래 링크를 타고 가시면 각 지역별, 컨셉별로 독립서점 리스트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추가 Tip
사이트 內 각 독립서점의 인스타그램을 꼭 들어가보세요.
팔로워가 많은 영향력 있는 독립서점을 나름 선별하시고, 우선적으로 입고문의를 넣는게 좋습니다.
2. 독립서점 분위기 파악을 하라
동네서점지도 사이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독립서점의 분위기를 파악하세요.
여기서 말하는 분위기는 인테리어나 주인의 인상을 보자는 게 아니라
어떤 책을 주로 다루는 서점인가,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 등을 살펴보면서
각 독립서점의 큐레이션 방향과 컨셉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각 서점마다 베스트셀러 순위가 매우 비슷했는데,
요즘에는 각 서점마다 추구하는 방향과 컨셉이 다르고, 서점별 단골 손님들의 성향도 달라서
베스트셀러 목록이 상이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내 책의 내용과 컨셉을 좋아할 만한 서점을 꼭 선별하세요.
예를 들면 여행 에세이 전문 취급 서점에 감성 에세이를 입고 문의할 경우 거절당할 확률이 높겠죠?
내 책의 장르를 다루고, 나와 비슷한 컨셉의 책을 잘 판매하고 있는 서점일수록
당신의 책을 반겨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빚져야 본전이니 입고문의는 한번 넣어보세요.
저의 경우에도 여행 에세이 전문 서점이었는데, 너무 예뻐서 입고문의를 넣었다고 하니
입점해준 사례도 있었습니다. 사람 일 모르는 거니 무조건 많이많이 입고문의 넣으세요.
*초창기 독립서점들 중 최근에는 독립출판물을 취급하지 않는 곳도 많으니 참고하세요.
개인적으로는 성장 이후 과정을 잊고자 하는 행보가 아쉽지만, 개인의 상업공간이기에
무조건 이해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3. 메일 내용보다 첨부파일로 말하라
독립서점은 개인 운영이 대부분이라, 입고문의 확인이 대체로 더딘 편입니다.
혼자 가게 운영하랴, 택배 배송하랴, 커피 만들랴 정말 바쁘기 때문에
입고문의를 천천히 다 살펴볼 시간이 부족할 겁니다.
구구절절이 긴 메일 본문으로 책을 소개한다면
집중하기 어렵고, 자세히 살펴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일에는 간단한 자기소개와 책의 컨셉, 방향, 주된 내용을
10줄 이내로 짧게 작성하시고,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pdf파일로 확인 부탁드립니다'
하시면 훨씬 더 자세히 살펴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람이 파일을 다운받게 되면, 일단 열어보게 되고,
이왕 열어본 김에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게 되니까요.
pdf 파일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PPT로 자기의 책을 소개하는 발표자료를 만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의 경우 책의 표지 디자인 파일, 책의 컨셉과 주제 소개, 프롤로그, 본문 내용 5~10컷,
다른 에세이와의 차별점, 간단한 작가 소개로 인덱스를 구성했습니다.
이 정도만 기억해두시면 크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메일 보내는 매너는 알아서 잘하실 거라 생각하고 생략하겠습니다.
경험상 직접 샘플을 들고 독립서점에 직접 찾아가 입고 문의를 한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사장님들이 난처해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낯을 가리는 분들이 많고 (물론 저도 마찬가지), 면전에서 입고 또는 거절 등의 바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샘플만 주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입고 거절할 곳들은 찾아가도 어차피 거절합니다.
저는 이걸 '입고컷'이라고 부르는데, 입고컷 당하고 너무 마음에 두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신의 책을 좋아할 독립서점은 전국에 너무 많습니다.
두려워말고 여러 곳에 자신있게 입고문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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